로봇 스님도 함께 걸었다…AI시대 열린 10만 연등행렬
로봇 ‘석자·가비·모희·니사’ 행렬 선두…자율주행 로봇 뉴비도
흥인지문~조계사 2.8km 구간 70여 단체 5만여 명 연등장엄
50만 몰린 역대급 환호와 박수…세계인 함께한 평온·화합의 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로봇이 처음으로 연등행렬에 참여하며 서울 종로거리를 밝혔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10만 연등과 첨단기술이 어우러지며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5월 16일 오후 7시부터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를 주제로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는 연등행렬을 봉행했다. 이날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연등법회와 연희누리의 어울림마당을 마친 사부대중은 흥인지문을 출발해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행렬을 이어갔다.
올해 연등행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로봇들의 등장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석자 스님’ ‘가비 스님’ ‘모희 스님’ ‘니사 스님’ 등 4대는 봉행위원단과 함께 연등행렬 선두에서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자율주행 로봇 ‘뉴비’ 2대도 봉행위원단 좌우에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축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등과 함께 합장한 로봇 스님들의 모습에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로봇과 전통 연등이 함께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에 환호를 보냈다. 앞서 로봇들은 지난 5월 6일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수계식을 갖고 삼귀의와 오계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연등행렬에서는 목에 염주를 건 채 봉행위원단과 함께 행렬에 참여하며 AI 시대 새로운 연등회의 풍경을 만들었다.

연등행렬은 인로왕번과 오방불번을 앞세운 취타대와 전통의장대를 시작으로 범천등, 제석천등, 사천왕등, 육법공양 등이 선두를 이끌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석자 스님’ ‘가비 스님’ ‘모희 스님’ ‘니사 스님’과 자율주행 로봇 ‘뉴비’ 2대가 봉행위원단 앞에서 함께 행렬하며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종단대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구성된 봉행위원단과 중앙승가대, 동국대 석림회,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종립학교 학생들이 선두그룹을 이뤘다. 특히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파라미타 미래등’을 선보였고,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도 화랑연꽃등으로 행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불광사, 구룡사, 봉은사, 금강선원, 총지종, 방글라데시 붓다사, 대만불광산사, 베트남불교 원오사, 네팔불교, 미얀마불교, 캄보디아불교, 태국불교, 스리랑카 마하보디사 등이 연등행렬에 참여해 서울 도심을 형형색색의 연등으로 밝혔다.
또 도선사, 봉국사, 흥천사, 길상사, 화계사, 삼성암, 개운사, 진각종 등이 행렬에 참여했으며, 한마음선원, 전국비구니회 법룡사, 석불사, 국제선센터, 호압사, 영화사, 약사사, 태고종 등도 연등행렬에 동참하며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군종특별교구와 승가사, 소림사, 조계사, 국제포교사회, 외국인 참가단, 포교사단 서울지역단도 함께하며 종로 일대를 장엄했다.
특히 올해는 동국대의 AI 로봇 ‘혜안 스님’과 흰 코끼리 ‘백상’ ‘아코’ 장엄등, 봉은사의 미륵대불등, 북한 전통등 재현 장엄등 등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회 보좌진 불자 모임인 ‘법우회’도 올해 처음으로 연등행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연등행렬에 동참한 불자들은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축제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장엄등과 연등행렬을 촬영하며 서울 도심의 밤을 즐겼다.
서초구 가족단위 방문객 정승석 씨 “로봇스님 뉴스로만 봤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며 "가족들과 다채로운 볼거리를 볼 수 있어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들 정태오(10) 군은 “로봇스님 너무 신기하다.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한국을 여행 중인 에밀리 존슨(29)씨는 “우연히 연등행렬을 보게 됐는데 정말 놀라웠다”며 “전통문화 행사라고 해서 조용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음악과 춤, 연등이 어우러져 굉장히 역동적이고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로봇이 함께 행진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한국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온 프랭크 씨는 봉은사 선원에서 인연이 닿아 연등행렬에 참가했다. 프랭크 씨는 “이번 행렬이 5번째 참가인데 매우 즐겁다”며 “불자로서 함께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게 기쁘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 프란시스카 씨는 “예상하고 한국에 방문한 게 아닌데 너무 멋지다”라며 “한국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유익하다. 앞으로도 또 보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연등행렬이 지나는 종로 일대에는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도로를 가득 메웠다. 50만명이 몰린 역대급 연등행렬은 지나갈 때마다 곳곳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연등과 장엄등에 감탄을 보냈다.
연등행렬은 오후 9시 30분께 종각사거리에서 마무리됐다. 행렬의 종착지인 보신각 앞 특설무대에서는 대동한마당이 펼쳐졌다.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연등회 노래와 강강술래, 꽃비 대동놀이 등을 함께하며 평안과 화합의 의미를 되새겼다. 노라조 등 축하공연도 이어지며 서울 도심은 늦은 밤까지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유화석·박건태·권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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